나름 어디 가서 밸런스 게임 같은 걸 해도 “넌 참 몰입해서 하는구나. 이거 진짜 아니야.” 라는 얘기를 듣는 사람인데도 상상력이 참 부족하다는 걸 매년 깨닫게 된다.
오늘의 하루를 작년이 됐든 10살일 때가 됐든 물어본다고 대답이나 할 수 있었겠는가. 대답은 했어도 전혀 비슷하지도 않았겠지만.
예전에 제주도에서 ‘표류’에 관한 전시를 본 적이 있다.
여전히 인상에 남아 있는 메세지는 우리네 인생이 둥둥 떠다니는 표류와 닮았다는 것이었다.
공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안 그래도 매일 두 다리가 흔들 흔들 불안하기만 한데 다행히 원래 배에 타면 좀 흔들릴 수 있다는 말을 해주니 얼마나 반갑던지.
그때부터 “그래 내가 아무리 이쪽으로 노를 저어도 바람이 저쪽으로 불면 내 배는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가기 어렵지” 하며 내 인생에 불현듯 나타나는 달갑지 않은 이벤트들을 받아들이려 노력했으나…
아 쉽지 않더라는거지. 자꾸 어디로 가는건데?
안그래도 어디로 가야 할지 정하는 것도 어려운데 바람은 거세게 불고.
그럼에도 가만히 바람에 타자니 그 또한 남는 것이 없는 표류가 될까봐 무섭고.
표지판이라도 있었으면 싶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