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 Uncategorized

  • 불신은 열등감을 부추긴다

    날 믿어주는 사람이 나 밖에 없을 때 올곧게 서 있기는 더욱 어려워진다.

    어디 하나 기대려고 하면 나약한 놈이라고 생각하는 그 시선과 목을 조르는 침묵이 정말 차라리 인연이 없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몹쓸 생각을 하게 만들 정도로 있는 정 없는 정 그 순간 만큼은 하나도 나에게 중요한 게 아니게 된다.

    나는 널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너가 날 이렇게 보게 만들었구나 라는 뉘앙스. 나보다 아주 조금 위에서 날 위에 손을 내밀어 주었는데 뿌리친 건 바로 너 아니냐? 라는 그런 상대적인 모멸감을 주는 말들.

    스스로는 전혀 전원이 들어오지 않는 내 속의 열등감 공장이 가동되기 시작한다. 내가 부족한 모든 것들이 내 머릿 속을 가득 채우면서 나는 그때부터 과분하게 운이 좋고 그렇게 투자가치도 없으며 별 의미도 없는 뜬 구름잡는 쓰레기가 되어버린다.

    내 몸 안으로 내가 가장 믿는 사람들의 불신이 들어와 어느새 장기처럼 한 자리를 맡고 있는 열등감 공장에서 녹아내려 새로운 모양의 주물에 넣어지고 뾰족 뾰족한 아주 단단하게 만들어진 열등감이 되어버린다.

    인생에서 후회할 만한 것들이 모두 모여 고슴도치의 가시처럼 하나 하나 자리를 갖춰가 내 몸을 이곳 저곳 굴러다닌다.

    그렇게 가장 다치기 싫고 내 스스로 조심스럽게 다루는 곳에 가서 그대로 푹 박혀버린다. 가장 조심스러워서 가장 두꺼운 벽이 생겼기 때문이다.

    빠지지도 않고 그렇게 상처는 커져 가고 사람은 뒤틀려간다.

    정말 내가 가진 것들이 나에게 도움이 되고 있는가? 내 인생에 정말 필요한 것들인가? 인간 쓰레기같은 구역질 나는 생각도 서슴치 않고 하게 된다.

    그런데 좀 화가 난다.

  • 인생은 나를 위해 살아야 한다

    내 건강이 어떤지, 내 마음이 어떤지, 내가 어떤 노력을 했었는지 애초에 처음부터 나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이 알아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물러터진 생각이었을 줄이야.

    인생이 뒤집히고 엎어지고 상상하지 못했던 일들이 생기면서 가장 괴로운 건 누구인가? 나 자신이다.

    난 매일 자살과 멀어지기 위해 붙잡고 성장해 나가고 있었다.

    10년 전에 상상한 내 모습과 비교도 안되게 초라하지만, 2년 전에 비하면 이렇게 나아질 수 있을 줄 상상도 못했을 정도로 성장한 지금이다.

    나의 감정과 몸을 컨트롤해 나가는 것의 소중함과 중요함을 20대에 걸쳐서 직접 경험하고 있다.

    그럼에도 항상 눈은 앞을 보고 있었다고 자신할 수 있다.

    그럼에도 다른 이들의 눈에는 그저 거북이가 앞을 멀뚱 멀뚱 바라보고 있을 뿐인 것이다.

    내 눈에 세상이 흑백으로 보이든 화사하게 보이든 그게 그들에게 뭐가 중요할까? 눈을 감고 있더라도 달리는 그 무언가가 나은 것이다.

    내가 어떤 존재인지도 모른 채 그저 앞으로 달린다.

    앞으로 누구보다 더 빠르게 달린다.

    인생이라고 불러도 될지 모르게 그렇게 그냥 앞으로 나아간다.

    그럼 더 환영받을 수 있을까?

    근데 그럼 애초에 나를 사람들이 좋아해줬을까?

    건강하면서 앞으로도 잘 뛰어나가는 그런 사람이면 얼마나 좋겠는가.

    누구보다 내가 그런 사람이 되길 간절하게 바라지 않았겠는가.

    사람이 조용하면 과묵하다고 좋은 사람이 되었다가도 말수 없다고 사회성 떨어지는 새끼라고 욕 먹기 쉬운 것이다.

    내가 이상한 걸 수도 있다. 내가 그냥 이상한 사람일 수 있지. 그런데 내가 어떤 손해를 끼쳤다고. 그저 조용히 내 할 일을 그저 좀 느리게 하는 것 뿐인데, 세상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인생의 기준은 나를 항상 향해야 한다.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고 해도 나보다 더 사랑할 수 없고, 아무리 날 사랑해주는 사람이 있다고 해도 나보다 더 사랑해줄 수 없는 것이다.

    단순히 하루 종일 난 괜찮다고 자위를 하자는 말이 아니다.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있음에도 남의 눈에 모자르다고 병신취급 받고 싶진 않다는 것이다.

    그래 미안하다 내가 모잘라서. 근데 천천히 보여주면 되는 것 아닌가. 기다리지 말아도 괜찮다. 언젠가는 난 내 길을 걸어가는 모습을 당신들이 뒤에서 보고 있겠지.

    어차피 죽기보다 더 하나. 어깨 피자.

  • 인생의 방향은 어디로 가는가?

    나름 어디 가서 밸런스 게임 같은 걸 해도 “넌 참 몰입해서 하는구나. 이거 진짜 아니야.” 라는 얘기를 듣는 사람인데도 상상력이 참 부족하다는 걸 매년 깨닫게 된다.

    오늘의 하루를 작년이 됐든 10살일 때가 됐든 물어본다고 대답이나 할 수 있었겠는가. 대답은 했어도 전혀 비슷하지도 않았겠지만.

    예전에 제주도에서 ‘표류’에 관한 전시를 본 적이 있다.

    여전히 인상에 남아 있는 메세지는 우리네 인생이 둥둥 떠다니는 표류와 닮았다는 것이었다.

    공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안 그래도 매일 두 다리가 흔들 흔들 불안하기만 한데 다행히 원래 배에 타면 좀 흔들릴 수 있다는 말을 해주니 얼마나 반갑던지.

    그때부터 “그래 내가 아무리 이쪽으로 노를 저어도 바람이 저쪽으로 불면 내 배는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가기 어렵지” 하며 내 인생에 불현듯 나타나는 달갑지 않은 이벤트들을 받아들이려 노력했으나…

    아 쉽지 않더라는거지. 자꾸 어디로 가는건데?

    안그래도 어디로 가야 할지 정하는 것도 어려운데 바람은 거세게 불고.

    그럼에도 가만히 바람에 타자니 그 또한 남는 것이 없는 표류가 될까봐 무섭고.

    표지판이라도 있었으면 싶네.

  • 어른의 꿈이란 존재하는가

    권총이 있다면 입 안에 넣고 싶은 마음이 들 때가 있다.

    그런 생각이 오래 가진 못하는 것이, 아무리 머릿속에서 시뮬레이션을 돌려보아도 당길 자신이 없다는 것만 확인할 뿐이더라.

    오히려 내가 총구에 머리가 끼인 채로 허우적 대면서 발로 방아쇠를 눌러 보려고 애쓰지만 절대 닿지 않는 꼴인 것이다.

    얼마나 나란 존재가 참 작은지 어차피 언젠가 죽을 목숨인데도 상상에서조차 권총이 나보다 크게 보이는 게 너무 우스워 웃음이 지어지지도 않는다.

    그렇게 소중한 인생이면 하고 싶은 대로 해보는 게 어떠한가 싶어 누가 쫓아오는 것도 아닌데도 불현듯 어디론가 뛰어가는 사람 마냥 눈에 불을 켜고 열정을 다져볼 때도 있다.

    그 마저도 오래 가진 못하는 게 정말 어디로 뛰어가야 하는지 모른다는거다.

    나는 무엇을 꿈꿨는가?

    내 어릴 적엔 내가 못할 것이 있다고 생각한 적이 한 번이라도 있는지 모르겠다. 아예 생각이 없어서 행복했던 것 같기도 하고.

    수학은 못할 것 같다고 생각했었나 싶기도 한데, 곰곰히 생각해보면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열심히 한 적은 없었지 않나.

    파우스트에 나오는 악마가 지나가 우연히 내 헛소리를 듣고는 문을 열고 와서 “그래 좋다. 너가 원하는 대로 다 이루게 해줄게. 뭐가 하고 싶냐” 라고 물어본들 대답을 제대로 하지 못해서 책이 나오지도 못했을 것 같은 기분이다.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어떻게 내가 싫어하는 것들만 점점 더 명확해지고 확실해지는지. 그걸 또 취향이다 내 주관이다 라면서 점점 사람이 굳어지는게 느껴진다.

    수도꼭지를 누가 좀 잠궈줬으면 좋겠는데 정말 가늘게 시간이 계속 흐른다. 멈출 생각을 안 한다. 뜰채로 조금이라도 시간을 건질 수 없을까 하고 발버둥쳐봤자 채에 걸러지는 건 마음에 박힌 돌 뿐이다.

    점점 팔만 아파진다.

    이 블로그도 올해 초에 큰 마음먹고 내가 경험하는 것들 모두를 다 적어보겠다며 서버 비용까지 내면서 냈었는데 말이야.

    그래 내가 우울한 건 내일 모레 4분기가 돼서 그런가 보다.

    나는 날씨가 추워질 수록 마음이 아파오는 병이 있나 보다.

    꿈은 어디가고 병만 생기는지.